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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에 대한 오해를 넘어, 진짜 자폐를 마주하다

by apwndi 2025. 4. 18.

자폐에 대한 오해를 넘어, 진짜 자폐를 마주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스펙트럼의 형태로 매우 다양한 특성과 행동 양상을 보이는 발달적 특성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폐에 대해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으며, 특히 미디어가 만들어낸 '자폐의 이미지'는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자폐에 대한 대표적인 사회적 오해, 미디어 속 자폐인의 전형적인 묘사, 그리고 실제 자폐인이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자폐에 대한 오해를 넘어, 진짜 자폐를 마주하다
자폐에 대한 오해를 넘어, 진짜 자폐를 마주하다

1. 자폐에 대한 대표적인 사회적 오해와 편견 바로잡기

 

자폐인은 모두 말이 없거나, 사회성을 완전히 결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폐인을 떠올릴 때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 말이 없으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을 상상합니다. 이는 자폐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시각입니다. 실제로는 자폐인의 언어 능력은 매우 다양하며, 어떤 이는 말이 거의 없고 다른 이는 매우 유창하게 대화합니다. 또한 사회성 부족이라고 알려진 부분도,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싶은 욕구는 있으나 그 방법과 표현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 현실: 자폐 아동 중 일부는 전혀 언어가 없을 수 있지만, 상당수는 발달이 느릴 뿐 언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성을 완전히 결여한다'는 오해는 자폐인의 표현 양식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시선입니다.

“자폐인은 모두 특정 분야의 천재다”?

미디어에서 자주 보이는 이미지 중 하나는, 자폐인은 무언가에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 '레인맨'의 주인공처럼, 숫자나 음악, 기억력에 있어 비범한 재능을 지닌 인물들이 그려집니다. 그러나 이 역시 극히 일부의 사례일 뿐이며, 대다수 자폐인은 평균 지능이거나 다양한 인지적 강점과 약점을 함께 지닌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 현실: 전체 자폐인의 약 10% 정도만이 서번트 증후군적 특성을 보입니다. 나머지는 다양한 수준의 지능과 능력을 보이며, 천재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폐는 어린 시절을 지나면 나아진다”?

 

자폐가 일시적인 장애이거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완전히 '정상'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자폐는 신경 발달의 차이이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기능이 향상될 수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적 기대와 요구가 더 높아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 현실: 조기 개입과 지원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자폐는 "고쳐야 할 질병"이 아니라 "이해하고 조율해야 할 특성"입니다.

2. 미디어 속 자폐인의 전형적인 표현과 그 문제점

 

‘천재형 자폐인’의 전형화

 

영화 '레인맨'이나 드라마 '굿 닥터' 같은 작품은 자폐인을 특정 분야에 비상한 능력을 가진 인물로 묘사합니다. 이러한 묘사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자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반 대중은 자폐인을 비범하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며, 그렇지 않은 자폐인은 무시되거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이상한 행동’을 강조하는 연출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자폐인의 반복적 행동, 비언어적 표현, 감각 과민을 '기이한 행동'으로 연출합니다. 예를 들어, 손을 흔들거나 말을 반복하는 장면이 지나치게 부각되며, 이를 통해 캐릭터의 '비정상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자폐인의 자연스러운 감각처리 방식이나 자가 조절 행동을 왜곡하여 오해를 키울 수 있습니다.

 

감동의 도구로 소비되는 자폐 캐릭터

 

자폐 캐릭터가 주위 사람들에게 '성장'을 안겨주는 존재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폐인을 돌보는 인물이 감동받고 변화하는 플롯이 많으며, 이 과정에서 자폐인은 스스로의 욕구나 어려움보다 '감동을 주는 도구'로 기능합니다. 이는 자폐인의 주체성을 약화시키고, 그들을 현실적 존재가 아닌 상징적 인물로 소비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묘사는 현실의 자폐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며, 그들의 실제 삶과 일상적 어려움을 가립니다.

 

3. 현실의 자폐인은 훨씬 더 다양하고 평범하다

 

현실 속 자폐인은 천재도 아니고, 늘 이상한 행동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다양한 능력과 개성을 지닌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폐인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거나, 공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폐인은 감정을 느끼는 방식이 다를 뿐이며, 표현 방식도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슬퍼할 때 눈물을 흘리는 대신 곁에 조용히 앉아 있어주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자폐인은 감정 표현의 타이밍이나 맥락이 다를 수 있어 오해받기 쉽지만, 공감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 사회적 관계를 원하지 않는 게 아니다

 

자폐인은 타인과의 관계 맺음을 원하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친구를 원하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하지만, 관계 맺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거나 시도하다가 반복적인 실패로 인해 관계를 꺼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회성 발달의 방식이 다르고 주변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 자폐는 스펙트럼이다

 

말 그대로 자폐는 하나의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언어 발달이 늦거나 없을 수 있고, 반대로 논리적인 언어 표현이 강한 경우도 있습니다. 감각에 예민해 특정 환경을 힘들어하기도 하고, 특정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즉, 자폐를 한 가지 틀에 가두는 것은 그들의 존재 자체를 왜곡하는 일입니다.

같은 자폐 진단을 받았더라도, 사람마다 성격, 기질, 능력은 매우 다릅니다.

 

 

자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할 때

자폐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틀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그동안 자폐를 너무 한정적으로, 너무 특별하게, 또는 너무 비정상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미디어는 자폐를 스토리텔링의 도구로 사용했고, 사회는 그들을 '불편한 존재' 혹은 '감동의 아이콘'으로 소비해왔습니다.

하지만 진짜 자폐인은 감동을 주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불안하고, 기쁘고, 관계를 맺고 싶고,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으며,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받고 싶어합니다.

이제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작은 실천

  • 자폐에 대해 배우고, 편견이 아닌 정보로 바라보기
  • 미디어 표현을 비판적으로 소비하기
  • 자폐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 다름을 배척하는 대신,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만들기

 

당신의 이해와 시선 하나가, 자폐인 한 사람에게 세상을 더 따뜻하게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가 쌓여야 사회 전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자폐를 아는 것, 이해하는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 그것이 진짜 공존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