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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조현병, 틱장애, 뚜렛증후군 – 알아두어야 할 신경발달의 경고

by apwndi 2025. 4. 20.

소아 조현병, 틱장애, 뚜렛증후군 – 알아두어야 할 신경발달의 경고


단순한 버릇일까, 아니면 뇌의 신호일까?

소아 조현병, 틱장애, 뚜렛증후군 – 알아두어야 할 신경발달의 경고
소아 조현병, 틱장애, 뚜렛증후군 – 알아두어야 할 신경발달의 경고

1. 소아 조현병: 희귀하지만 놓쳐선 안 될 조기 징후


조현병(정신분열증)은 일반적으로 청소년기 후반이나 성인 초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우 드물게는 12세 이전에도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소아 조현병(early-onset schizophrenia)이라고 하며, 발병률은 약 0.04% 미만으로 매우 낮지만, 그만큼 초기 진단이 어렵고 장기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소아 조현병의 특징적인 초기 신호


성인 조현병과 달리, 소아기에는 정상적인 발달을 하던 아이가 점차 퇴행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 초기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고의 이상: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거나 상징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
  • 사회적 위축: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감정 표현이 감소하며, 주변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듦
  • 감정 반응의 부적절성: 기뻐해야 할 상황에서 무표정하거나, 웃어야 할 때 분노하거나 울기도 함
  • 환각 경험: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한 행동, 누군가 자기를 해칠 거라는 이야기
  • 망상적 사고: TV 속 인물이 자신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믿거나, 누군가 자신을 감시한다고 생각

▪️ 주의해야 할 발달적 변화

부모가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징후 중 하나는 아이의 발달 경로가 갑자기 꺾이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이전까지는 또래와 잘 어울리고 대화도 활발했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혼잣말을 하거나 표정이 사라지고, 학교 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단순한 사춘기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소아 조현병은 자폐스펙트럼과 초기 양상이 유사해 오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자폐는 생후 2~3세 무렵부터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조현병은 발달 후퇴가 특징이므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진단과 치료의 실제

조현병 진단은 복합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정신과 전문의의 임상 면담, 행동 관찰, 발달력 분석, 신경심리검사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약물치료(항정신병제)를 병행하며, 행동치료와 가족 중심 치료도 매우 중요합니다.

조기 개입이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이므로, 부모와 교사의 민감한 관찰이 아이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2. 틱장애와 뚜렛증후군: ‘그냥 습관이겠지’라는 오해


어떤 아이들은 반복적으로 눈을 깜빡이고, 얼굴을 찡그리며,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특정 동작을 계속 반복합니다. 이런 행동은 종종 “아이 버릇이 좀 심하네”, “신경질적이야”라며 가볍게 여겨지곤 하지만, 사실 이는 틱장애 또는 뚜렛증후군(Tourette’s Syndrome)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틱장애는 비자발적이고 반복적인 근육 운동이나 소리를 내는 신경발달 장애입니다. 일반적으로 5~7세 사이에 시작되며, 대부분은 청소년기에 증상이 약화되지만 일부는 만성적으로 지속되기도 합니다.

 

▪️ 틱의 종류와 특징

틱은 운동틱음성틱으로 나뉩니다.

  • 운동틱: 눈 깜빡이기, 얼굴 찡그리기, 어깨 으쓱이기 등 근육의 갑작스러운 움직임
  • 음성틱: 기침소리 내기, 킁킁거리기, 특정 단어를 반복하거나 부적절한 말을 하는 경우

일시적인 틱은 아이의 20% 이상에게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수개월 내에 사라지지만,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여러 가지 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경우는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 뚜렛증후군은 무엇이 다른가?

뚜렛증후군은 운동틱과 음성틱이 모두 1년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단순히 행동 문제가 아니라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조절 이상과 관련된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뚜렛증후군의 경우 다음과 같은 특징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 ADHD와의 동반 가능성 (약 60% 이상)
  • 강박적인 반복 행동
  • 과잉반응 또는 공격적인 행동
  • 감정 조절의 어려움

이 질환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이 아이의 자존감을 크게 훼손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환경의 이해와 수용이 절대적입니다.

 

▪️ ‘자제하면 안 할 수 있잖아’라는 말의 위험

틱은 아이가 의식적으로 일부 억제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그 억제 자체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합니다. 오히려 억제 후 반동으로 틱이 더욱 심해지기도 하며, 자책감이나 좌절감이 커져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틱을 억지로 멈추게 하려 하기보다는, 틱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고 줄여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3. 틱과 조현병 사이의 경계 – 조기개입과 맞춤형 지원이 열쇠


틱장애, 뚜렛증후군, 소아 조현병은 모두 신경발달의 복잡한 스펙트럼 속에 있는 질환으로, 겉으로는 ‘행동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뇌 기능의 문제와 정서적 고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오해와 낙인의 고리를 끊는 것부터 시작

소아 조현병은 드물지만 치명적인 예후를 가질 수 있고, 뚜렛증후군은 주변의 무지로 인해 사회적 낙인을 남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며, 주변 반응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러한 장애에 대해 부모나 교사, 또래가 이해하고 수용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 걸음입니다. 예를 들어,

  • “왜 자꾸 이상한 소리를 내니?” → “요즘 힘든 일 있었어?”
  • “그 버릇 좀 고쳐!” → “그럴 때 기분이 어떤지 말해줄 수 있어?”

와 같이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스스로에 대해 이상한 존재가 아닌, 이해받는 존재로 느끼게 됩니다.

 

▪️ 치료는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크다

  • 소아 조현병: 항정신병제(리스페리돈, 아리피프라졸 등)와 함께 가족 중심의 행동치료, 사회기술훈련이 중요
  • 틱장애/뚜렛증후군: 약물치료(알파아드레날린 작용제, 도파민 길항제) 외에도 행동치료(HRT, CBIT)가 효과적이며, ADHD나 불안장애 동반 시 통합적 접근 필요

조기개입은 단순히 증상을 줄이는 것을 넘어 아이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교육과 지원, 사회적 이해가 필요하다

  • 학교에서는 틱이나 정신질환에 대한 특수교육지원과 교사 연수가 필요
  • 가족 내에서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과 심리적 지지가 필요
  • 또래 사이에서도 정서적 배려와 다양성에 대한 교육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포괄적 회복(holistic recovery)을 가능하게 하며, 아이가 자신의 고유한 성장 경로를 걸어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단순한 ‘버릇’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습관처럼 특정 동작을 반복하거나, 갑자기 학교 친구들과 멀어지고 혼잣말을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그저 "한때 그러겠지"라고 넘기기엔, 아이의 뇌는 우리에게 간절한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정신과적 증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신체 질환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가 겪는 고통을 조기에 인식하고, 비난이 아닌 이해로 접근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