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기침과 가래의 숨겨진 원인, 기관지확장증이란?
기침이 몇 주에서 몇 달간 지속되고, 끈적한 가래가 반복해서 나온다면 단순한 감기나 기관지염이 아닐 수 있습니다. 특히 기침할 때 고름 같은 가래가 나오는 경험이 잦고, 감기 후에도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기관지확장증(Bronchiectasis)이라는 만성 폐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기관지확장증은 비교적 생소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결핵 후유증이나 만성 폐감염 이후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기관지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벽이 손상되면서, 점액이 고이고 염증이 반복되며, 결국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관지확장증이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증상과 진단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치료와 관리 방법은 어떤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기관지확장증의 정의와 원인 – 왜 기관지가 늘어나고 손상될까?
✅ 기관지확장증이란?
기관지는 우리가 숨을 들이마실 때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통로입니다. 이 기관지는 점액과 섬모라는 방어체계를 통해 외부 먼지나 세균으로부터 폐를 보호합니다. 그런데 반복적인 감염이나 염증, 외상 등에 의해 기관지 벽이 손상되면 정상적인 모양을 잃고 비정상적으로 확장됩니다. 이렇게 되면 점액이 기관지 안에 잘 빠지지 않고 고이게 되어 세균 번식이 쉬워지고, 만성 염증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 기관지확장증의 발생 기전
- 감염, 흡입 손상, 기도 폐쇄 등으로 기관지 벽 손상
- 섬모 기능 저하 → 점액 배출 불능
- 점액 내 세균 번식
- 반복적 감염 및 염증
- 기관지의 구조적 변화 → 영구적 확장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결국 기관지의 영구적인 구조 손상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 기관지확장증의 주요 원인
① 감염성 원인
- 폐결핵 후유증: 우리나라처럼 결핵 유병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폐결핵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 세균성 폐렴: 폐렴 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만성 염증이 남으면 기관지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 백일해, 홍역 등의 소아 감염: 어린 시절 감염이 성인이 된 이후 기관지확장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② 기도 폐쇄
- 종양, 이물질 등이 기관지를 막으면 그 뒤쪽 기관지에 점액 정체와 감염이 반복되며 확장증이 발생합니다.
③ 구조적 이상
- 선천성 섬모운동 장애(예: 카타게너 증후군)
- 낭성 섬유증(Cystic fibrosis)
-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④ 자가면역 질환
-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SLE) 등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에서 기관지 벽이 염증에 의해 손상되기도 합니다.
⑤ 알 수 없는 경우
- 30% 이상의 환자에서는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특발성 기관지확장증"으로 분류됩니다.
2. 기관지확장증의 주요 증상과 합병증 – 반복되는 기침은 신호다
기관지확장증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는 만성 질환입니다. 초기에 감기 증상과 유사해 놓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 주요 증상
① 만성 기침과 끈적한 가래
- 기관지확장증의 대표 증상은 지속적인 기침과 끈적한 황색 또는 녹색 가래입니다.
- 하루에도 수 차례 가래를 뱉게 되며, 특히 아침에 많습니다.
- 가래는 종종 악취를 동반하며, 심하면 고름 같은 가래가 나옵니다.
② 객혈(혈담)
- 확장된 기관지 벽의 혈관이 손상되면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습니다.
- 소량의 혈담이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대량 객혈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③ 호흡곤란과 천명음(쌕쌕거림)
- 병이 진행되면 호흡할 때 천명음이 들리고, 계단을 오르거나 걷기만 해도 숨이 차게 됩니다.
④ 피로감과 체중 감소
- 만성 염증으로 인해 전신 피로와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기관지확장증의 합병증
- 반복적 폐렴: 기관지 내 분비물과 세균이 축적되며 감염이 반복됩니다.
- 폐농양: 점액 내 고름이 폐 속에 괴사성 병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폐 기능 저하: 점차 폐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깁니다.
- 폐고혈압: 심각한 폐 손상이 지속되면 폐혈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 대량 객혈: 심한 경우 응급 수술이 필요한 대량 출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기관지확장증의 진단과 치료 –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다
✅ 진단 방법
①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
- 반복되는 기침, 가래, 객혈 등의 증상과 과거 결핵 또는 폐렴 병력 확인
- 청진 시 거품 소리(습성 수포음) 또는 천명음이 들릴 수 있음
② 흉부 CT (고해상도 CT)
- 기관지확장증 진단의 가장 정확한 검사
- 비정상적으로 넓어진 기관지, 점액 저류, 벽 비후 등을 확인 가능
- 폐의 전반적인 손상 정도 평가에도 유용
③ 객담 배양 검사
- 만성 감염 원인균(예: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등)을 확인하여 항생제 선택에 도움
④ 폐 기능 검사
- 폐활량, 기류 제한 여부 등 평가
- 치료 전후 폐 기능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
⑤ 혈액 검사 및 면역 검사
- 만성 염증 지표(CRP, ESR) 확인
- 기저 질환 여부(자가면역질환 등) 검사
✅ 치료 및 관리 방법
기관지확장증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지만, 증상 조절과 합병증 예방을 목표로 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약물 치료
- 항생제: 급성 감염 시 투여, 반복적 감염 시 예방적 사용
- 기관지 확장제: 기류 제한 완화
- 거담제: 가래 배출을 도와 염증을 줄임
- 흡입 스테로이드: 염증 조절 (천식이나 COPD가 동반된 경우)
물리치료 및 호흡 재활
- 가래 배출을 돕는 체위 배액(postural drainage)
- 진동 치료기 사용
- 폐 재활 프로그램 참여로 운동 내성과 삶의 질 향상
수술적 치료
- 병변이 국한되어 있고 객혈이 심한 경우 폐엽 절제술 고려
- 대량 객혈 시 혈관 색전술로 지혈
예방접종
- 폐렴구균 백신, 독감 백신 접종으로 감염 위험 감소
생활습관 개선
- 금연 필수
- 수분 섭취 증가로 가래 희석
- 정기적인 병원 방문과 폐 기능 모니터링
💡기관지확장증,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열쇠입니다
기관지확장증은 일시적인 감염이나 염증이 아닌 지속적인 기침, 가래,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치료와 생활관리를 병행한다면 증상 완화와 합병증 예방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음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기관지확장증을 의심하고 전문 진료를 받아보세요.
🔹 지속적이고 악취 나는 가래
🔹 반복적인 폐렴
🔹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옴
🔹 과거 결핵 또는 폐렴 병력
폐는 우리 몸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기관지확장증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조기 개입과 적절한 치료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