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살인자' 폐동맥 고혈압: 희귀하지만 치명적인 질환의 모든 것
숨이 가쁘고 피곤함이 심해지는 이유가 단순한 운동 부족이나 노화 때문일까요? 그런데 이런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정도라면, 이는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이라는 희귀하면서도 위협적인 질환일 수 있습니다.
폐동맥 고혈압은 폐로 가는 혈류의 저항이 증가하여 폐동맥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입니다. 병이 진행되면 우심실(오른심장)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심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이 글에서는 폐동맥 고혈압의 정의부터 원인, 증상, 진단 및 치료까지 체계적으로 안내해드립니다.
1️⃣ 폐동맥 고혈압이란?
폐로 가는 혈압이 높아지는 희귀하지만 심각한 질환
폐동맥 고혈압(PAH)은 폐의 동맥 내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폐동맥 평균압이 안정 시 25mmHg 이상일 때 폐고혈압으로 진단하며, 최근에는 20mmHg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상적인 혈류 흐름에서는 우심실에서 혈액을 폐로 보내 산소화한 뒤 다시 좌심실을 통해 전신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그런데 폐동맥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 우심실은 더 큰 압력을 가해 혈액을 밀어내야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 부담이 심장 기능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 폐고혈압의 분류
폐고혈압은 WHO 기준에 따라 5가지 그룹으로 나뉘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1군 폐동맥 고혈압(PAH)입니다.
1군: 폐동맥 고혈압(PAH)
- 특발성(원인을 모름), 가족성, 약물 또는 콜라겐 혈관 질환(루푸스 등) 관련
- 치료제 개발이 가장 많이 이뤄짐
2군: 좌심장질환에 의한 폐고혈압
- 좌심실 기능 저하, 승모판 질환 등
3군: 폐 질환 또는 저산소혈증 동반
-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간질성 폐질환 등
4군: 폐혈관의 만성 혈전 색전증(CTEPH)
- 폐색전증이 반복되어 생기는 고혈압
5군: 기타 다인성 메커니즘
- 혈액 질환, 대사 질환, 신장질환 등 동반
이 중에서 1군 PAH가 좁은 의미의 ‘폐동맥 고혈압’에 해당하며, 매우 희귀하지만 치료의 초점이 되는 유형입니다.
🌾 주요 원인 및 유발 인자
- 특발성(원인 불명)
→ 전체 PAH 환자의 약 30~40% - 유전성(BMPR2 유전자 이상)
→ 가족력 있는 경우 - 자가면역질환
→ 전신경화증, 루푸스 등 - 약물
→ 식욕억제제, 암페타민, 메스암페타민 등 - HIV 감염, 간경변, 선천성 심장질환 등
폐동맥 고혈압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질병이기도 하지만, 다른 질환과 함께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밀 진단이 필수적입니다.
2️⃣ 폐동맥 고혈압의 증상과 진단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찾아오는 심각한 징후들
폐동맥 고혈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증상이 매우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 운동 시 숨참 등의 가벼운 증상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심각해지고 결국 심부전, 부정맥,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주요 증상
운동 시 호흡곤란 (Dyspnea on exertion)
- 가장 흔한 초기 증상
- 계단 오르기, 빨리 걷기, 가벼운 활동만으로도 숨참
피로감, 무기력
- 전신 산소 공급 저하로 인한 전형적인 증상
흉통 또는 흉부 압박감
- 우심실의 압력 과부하로 인한 통증
실신 (syncope)
- 특히 운동 후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예후 신호
하지 부종, 복수
- 우심실 기능 저하로 인해 정맥혈이 체내에 정체됨
맥박이 빠르고 불규칙함
- 심장이 과도하게 노력함에 따른 부정맥 동반
📌 중요한 점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 탓’이나 ‘체력 저하’로 오해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 진단 방법
심초음파(Echocardiography)
- 폐동맥 수축기압 추정, 우심실 기능 평가
심도자술(Right Heart Catheterization)
- 진단의 골드 스탠다드
- 폐동맥 압력 직접 측정 가능
심전도 및 흉부 X선
- 우심실비대, 폐혈관 확장 여부 확인
폐기능검사, 산소포화도 검사
- 동반 폐질환 여부 확인
CT 폐혈관조영술, V/Q 스캔
- 만성 색전성 폐고혈압(4군) 감별
자가면역항체 검사
-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동반질환 평가
📌 폐동맥 고혈압은 다양한 원인과 동반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다학제적 접근과 철저한 감별 진단이 필수입니다.
3️⃣ 폐동맥 고혈압의 치료와 예후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생명을 구합니다
폐동맥 고혈압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약물 치료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삶의 질과 생존 기간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 완화, 질병 진행 억제, 그리고 생존 연장입니다.
🌾 약물 치료
폐동맥 고혈압의 주요 치료제는 폐혈관을 확장하고, 혈관 저항을 줄이며, 혈류를 개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주요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 (ERAs)
- 예: 암브리센탄, 보센탄
- 폐혈관 수축을 유도하는 물질 차단
FDE-5 억제제
- 예: 실데나필, 타달라필
- 혈관확장을 유도하여 폐동맥 저항 감소
프로스타사이클린 유도체
- 예: 에포프로스테놀(정맥주사), 일로프로스트(흡입)
- 강력한 혈관확장 및 항응고 효과
구아닐산 사이클라제 자극제(Riociguat)
- NO 매개 작용으로 혈관 이완
📌 약물은 증상 정도와 심각도에 따라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됩니다.
🌾 비약물적 치료
- 운동 및 재활 프로그램
→ 안정적인 환자에서 심폐 기능 향상 - 산소요법
→ 저산소혈증 있는 경우 산소 보충 - 이뇨제
→ 우심실 기능 저하로 인한 체액 저류 조절 - 항응고제
→ 혈전 형성 위험 시 사용
🌾 예후와 생존율
폐동맥 고혈압은 예전에는 5년 생존율이 30% 미만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약물 발전으로 60~80% 수준까지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생존의 핵심입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는 예후가 나쁘므로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 반복되는 실신
- 진행된 우심실 기능 저하
- 운동 내성 심각한 감소
- 산소포화도 90% 이하 지속
✅ '숨이 차다'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세요
폐동맥 고혈압은 초기에는 단순 피로와 호흡곤란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심장기능 저하와 생명 위협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희귀 질환이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로 삶의 질을 지키고 생존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아래와 같은 경우 폐고혈압을 의심해보세요:
- 가벼운 활동에도 숨이 가빠진다
- 이유 없이 피곤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 실신을 하거나, 흉통이 있다
- 자가면역질환이나 가족력이 있다
이제는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닌, ‘조용히 진행되는 폐혈관 질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숨이 찬 이유, 꼭 진지하게 들여다보세요. 그것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