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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을 부르는 조용한 시력 도둑, ‘개방각 녹내장’의 모든 것

by apwndi 2025. 8. 8.

실명을 부르는 조용한 시력 도둑, ‘개방각 녹내장’의 모든 것


눈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창입니다. 그런데 그 창을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닫아가는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녹내장’입니다. 특히, 녹내장 중에서도 가장 흔한 형태인 개방각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많은 사람들이 병이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됩니다.

개방각 녹내장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한국에서도 40세 이상 성인 중 약 4~5%가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개방각 녹내장이란 무엇인지, 어떤 위험요인이 있으며,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실명을 부르는 조용한 시력 도둑, ‘개방각 녹내장’의 모든 것
실명을 부르는 조용한 시력 도둑, ‘개방각 녹내장’의 모든 것

 

1️⃣ 개방각 녹내장이란? – 눈 속 압력과 시신경 손상의 미묘한 관계


녹내장은 눈의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그중에서도 개방각 녹내장(open-angle glaucoma)은 ‘전방각(前房角)’이 열려 있으나, 방수(눈 속의 액체)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안압이 서서히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형태를 말합니다.

 

🎯 전방각이 열린 상태에서 왜 안압이 높아질까?


우리 눈에는 투명한 액체인 ‘방수(Aqueous Humor)’가 생성되어 눈 안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방수는 홍채와 각막 사이의 공간인 ‘전방’을 지나 방수 배출구인 섬유주(trabecular meshwork)를 통해 눈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이 섬유주가 막히거나 기능이 저하되면 방수가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 속 압력인 안압(intraocular pressure)이 상승하게 되죠.

개방각 녹내장은 바로 이처럼 배출 경로가 막히면서도 겉보기엔 전방각이 정상처럼 열려 있어 병의 진행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 개방각 녹내장의 특징

  • 전방각은 열려 있음 (각막과 홍채 사이의 구조적 이상 없음)
  • 방수의 배출 기능 저하
  • 안압이 서서히 상승하거나 정상 범위에 있음
  • 자각 증상이 거의 없음
  • 양안성(양쪽 눈 모두 영향을 받음)
  • 서서히 시야 손실 진행 → 실명

 

2️⃣ 초기 증상 없는 ‘침묵의 시력도둑’ –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개방각 녹내장은 수년간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시야가 손상되면서야 인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침묵의 시력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손상된 시신경과 시야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중기 이상


개방각 녹내장은 대체로 시야의 주변부부터 손상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은 매우 서서히 일어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뇌’가 보완해주기 때문에 느끼지 못합니다. 뇌가 주변 시야의 결손을 반대쪽 눈이나 중심 시야로 보완해버리는 것이죠.

이로 인해 운전 중 사물이 잘 안 보인다든지, 부딪히는 일이 늘어난다든지 하는 미묘한 변화가 생기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신호는 개방각 녹내장의 진행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 다음과 같은 경우, 정밀 검진을 권장합니다

  • 40세 이상 성인
  • 부모나 형제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 (가족력)
  • 고도근시 또는 고도원시 환자
  •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 보유자
  • 스테로이드 점안약이나 경구 약물을 장기간 복용 중인 경우
  • 과거 눈 수술이나 외상 경험이 있는 경우

이런 분들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1~2년에 1회 이상)이 중요합니다.

 

 

3️⃣ 진단과 치료 –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핵심


녹내장은 한 번 손상된 시야를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안압 조절을 통한 진행 억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개방각 녹내장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므로 검진을 통한 발견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녹내장 진단을 위한 주요 검사

  1. 안압 측정
    눈의 압력을 측정하여 정상 범위(10~21mmHg)를 초과하는지 확인합니다.
  2. 시야 검사
    시야에 결손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녹내장은 주변 시야부터 손실되므로 시야검사는 핵심적인 검사입니다.
  3. OCT(광간섭 단층촬영)
    시신경 섬유층의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초기 녹내장 진단에 매우 유용합니다.
  4. 안저 검사
    안구 내부를 들여다보며 시신경유두의 모양 변형을 확인합니다. ‘컵-디스크 비율’이라는 지표로 시신경 손상을 평가합니다.
  5. 전방각 검사
    각막과 홍채 사이의 각도를 측정하여 개방각인지, 폐쇄각인지 구분합니다.

🎯 개방각 녹내장의 치료 방법


녹내장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안압’을 낮추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 (점안제)


대부분의 환자는 처음에 안약으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안약은 안압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크게 두 가지 작용 기전이 있습니다.

  • 방수의 생성량을 줄이는 약
  • 방수의 배출을 촉진하는 약

하루 1~2회 정해진 시간에 넣는 것이 중요하며, 꾸준한 복용과 정확한 사용법 준수가 필수입니다. 부작용이 있을 경우 약제를 변경하거나 복합제로 대체합니다.

 

레이저 치료

  • SLT(선택적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
    방수 배출을 촉진하는 레이저 시술로, 개방각 녹내장의 초기 치료에 많이 활용됩니다. 통증이 거의 없고 외래 시술로 가능하며 회복도 빠릅니다.

수술 치료


약물이나 레이저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수술을 시행합니다.

  • 섬유주절제술: 가장 전통적인 녹내장 수술로, 안압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 인공 방수 배출 장치 삽입술: 안압 조절이 특히 어려운 환자에게 사용합니다.
  • MIGS(미세침습 녹내장 수술): 회복이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최신 수술 방식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습니다.

🎯 생활습관 관리도 함께해야


녹내장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치료 외에도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합니다:

  • 안약을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점안하기
  • 정기적인 시야/OCT 검사 받기
  • 스트레스 관리 및 수면 습관 개선
  • 머리를 낮추는 자세(요가, 물구나무 등) 피하기
  • 과도한 카페인과 흡연 줄이기
  • 눈에 직접 압력을 가하지 않기

 

✅  ‘보이지 않는 위험’, 개방각 녹내장은 조기 발견이 생명입니다


개방각 녹내장은 아무런 증상 없이 수년간 조용히 진행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시야가 좁아졌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중기나 말기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느낄 수 없지만 치명적인’ 질병이기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야말로 최고의 예방이자 치료입니다.

40세 이상이거나, 근시가 심하거나,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안과 검진을 받아보세요. 시야는 한 번 잃으면 돌아오지 않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평생 시력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눈은 교체할 수 없습니다. 조용히 찾아오는 개방각 녹내장, 오늘 바로 대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