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약물치료, 감정의 파도를 잠재우는 열쇠
약물 종류, 특징, 부작용, 복약 순응도까지 완전 정복
1. 조울증의 약물치료 방법: 기분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1차 무기
조울증(양극성 장애)은 기분이 극단적으로 고양되거나(조증), 반대로 깊은 우울에 빠지는 것을 반복하는 만성 정신질환입니다. 이러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약물치료 없이 조절하기 어렵고, 오히려 자연적인 경과에만 의존할 경우 재발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약물치료의 목표
- 조증 또는 경조증 상태를 조절
- 우울기 완화 및 예방
- 기분의 급격한 변화를 예방
- 재발 방지 및 장기적 기능 회복
조울증의 치료는 단기적인 증상 조절만이 아닌 장기적인 기분 안정을 지향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기분안정제,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등을 상황에 맞게 조합해 사용하게 됩니다.
치료 단계별 약물 전략
단계 | 목적 | 주요 약물 |
급성 조증 치료 | 조증/경조증 완화 | 리튬, 발프로산, 카르바마제핀, 항정신병제 |
급성 우울기 치료 | 우울 증상 완화 | 라모트리진, 퀘티아핀, 항우울제(보조적 사용) |
유지 치료 | 재발 예방, 장기 안정 | 리튬, 라모트리진,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 등 |
환자의 상태, 발병 유형(Ⅰ형 또는 Ⅱ형), 과거 치료 반응, 부작용 이력 등을 종합해 치료 전략이 결정됩니다. 특히 항우울제는 단독 사용 시 조증 유발 위험이 있어 반드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주요 약물의 특징과 주의사항: 기분안정제부터 비정형 항정신병제까지
조울증 약물치료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계열의 약물로 나뉩니다. ① 기분안정제, ② 비정형 항정신병제, ③ 항우울제(보조적)입니다. 각각의 약물은 작용 방식, 용도, 주의사항이 다르며, 복합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1️⃣ 기분안정제 (Mood Stabilizers)
💊 리튬(Lithium)
조울증 치료의 ‘황금 기준’으로, 1949년부터 사용되어온 대표 약물입니다.
- 효과: 조증 예방, 우울기 완화, 자살률 감소
- 용법: 혈중 농도 관리가 중요(혈중 농도 0.6~1.2 mEq/L)
- 주의사항
- 탈수, 염분 감소 시 독성 증가
- 신장기능, 갑상선 기능 주기적 검사 필요
- 임신 시 위험(기형 유발 가능)
혈중 농도 체크 없이 복용할 경우 중독 가능성 있음 → 반드시 정기 채혈 필수
💊 발프로산(Valproate, 디파코트 등)
리튬에 비해 조증 조절 효과가 빠르고, 리튬 효과가 부족한 경우 대체 가능.
- 효과: 급성 조증, 양극성 I형에서 특히 유용
- 주의사항
- 간기능 이상, 체중 증가, 다낭성난소 증후군 유발 가능
- 임산부 절대금기 (기형 위험 높음)
💊 라모트리진(Lamotrigine)
주로 양극성 우울기에 효과적이며, 유지치료제로 활용도 높음.
- 효과: 우울기 예방, 재발 방지
- 주의사항
- 피부 발진(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주의
- 천천히 용량 증량 필요
2️⃣ 비정형 항정신병제 (Atypical Antipsychotics)
조증/우울증 치료를 보조하며, 최근에는 유지치료에도 많이 쓰입니다.
💊 퀘티아핀(Quetiapine)
- 효과: 급성 조증, 양극성 우울증, 불면증 완화
- 부작용: 졸림, 체중 증가, 혈당 상승
- 특징: 수면을 돕는 효과가 뛰어나 불면 동반 환자에게 자주 사용
💊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 효과: 조증 억제, 재발 방지
- 부작용: 불안, 초조, 불면
- 특징: 체중 증가가 적어 장기 사용에 유리
💊 올란자핀(Olanzapine)
- 효과: 조증 및 우울기 양쪽에 효과적
- 부작용: 심각한 체중 증가, 당뇨 유발 가능성
- 주의: 대사증후군 환자에 사용 시 주의
3️⃣ 항우울제 (보조적 사용)
조울증에서 단독 사용은 위험하며, 반드시 기분안정제와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 대표 약물: SSRI (플루옥세틴, 설트랄린 등)
- 위험성: 조증 전환 유발 가능성
- 사용 시기: 조증 이력이 없고, 기분안정제가 병용되는 경우만
약물 복용 시 반드시 확인할 주의사항
- 복용 시간: 일정 시간 유지 중요 (혈중 농도 영향)
- 음주와 병용 금지
- 약물 중단 시 의사 상담 필수 (갑작스런 중단 → 재발 위험)
- 정기검사 필수: 혈액검사, 간기능, 갑상선, 혈당 등
3. 약물 부작용과 복약 순응도 문제: “약을 끊고 싶어요”라는 유혹과의 싸움
조울증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약물 자체보다 “꾸준히 복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효과보다 먼저 ‘불편함’을 경험하며 중도에 복용을 중단하곤 합니다. 그 결과, 재발률은 치솟고 증상은 더 악화되며 치료는 훨씬 어려워집니다.
자주 보고되는 약물 부작용
약물 | 주요 부작용 |
리튬 | 손 떨림, 갈증 증가, 체중 증가, 갑상선 기능저하 |
발프로산 | 간기능 저하, 체중 증가, 졸림 |
라모트리진 | 피부 발진, 두통 |
항정신병제 | 졸림, 체중 증가, 대사이상(혈당, 지질 상승) |
항우울제 | 불면, 초조, 성기능 장애 |
일부 환자는 이 부작용 때문에 ‘차라리 안 먹겠다’며 치료를 포기합니다.
복약 순응도 문제: 환자의 심리와 생활 간극
이유 1. 기분이 좋아졌다고 판단
"이제 괜찮아졌어요, 약 끊어도 될 것 같아요."
→ 실제로는 증상이 호전된 것이 아니라 약물 효과 덕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유 2. 부작용이 삶의 질을 저해
체중 증가, 졸림, 성기능 저하 등은 특히 젊은 환자들의 순응도를 떨어뜨립니다.
이유 3.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
“약을 계속 먹는 건 내가 병자라는 증거 같아서 싫어요.”
→ 사회적 편견이 약물치료의 가장 큰 적이 되기도 합니다.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
- 정기적 정신과 진료와 모니터링
- 가족과의 협조체계 구축
- 생활패턴에 맞춘 약물 스케줄 조정
- 심리교육(Psychoeducation) 병행
- 부작용 상담 및 대체 약물 고려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약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삶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환자 스스로 이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울증 치료, 약물은 여정의 중심축이다
조울증은 한두 번의 감정 변화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삶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치료와 조율이 필요한 만성 질환입니다. 그 중심에는 ‘약물치료’가 있고,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증상 악화, 재발, 대인관계 붕괴, 심지어 자살 위험까지 동반될 수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조울증의 약물치료는 조증/우울기 조절과 재발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
- 리튬, 발프로산, 라모트리진 등 기분안정제는 반드시 적정 용량과 정기검사가 병행되어야 함
- 항정신병제와 항우울제는 부작용과 조증 유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용
- 부작용에 대한 이해와 복약 순응도 유지는 장기 치료의 필수 조건
꾸준한 복약은 질병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회복하는 열쇠’입니다.
부작용이 두렵다면 숨기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조율하세요. 약물은 조울증과의 싸움에서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