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이의 세상을 이해하는 첫걸음
“우리 아이는 왜 눈을 잘 안 마주칠까요?”
“혼자 놀기를 좋아하고, 또래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자주 해요.”
이런 고민을 하며 ‘자폐’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는 부모님들, 혹은 주변의 아이를 통해 자폐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폐는 단순히 ‘특이한 행동을 하는 아이’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아이만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를 이해하는 시선이 필요하죠.
오늘은 ‘자폐스펙트럼장애(ASD)’란 무엇인지, 어떤 특징이 있으며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쉽고 자세하게 소개해드릴게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란?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이하 ASD)는 신경발달장애 중 하나로, 주로 생후 18개월~3세 사이에 증상이 관찰되며, 사회적 소통과 상호작용의 어려움, 그리고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핵심 특징으로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스펙트럼(Spectrum)’이라는 단어입니다.
즉, 모든 자폐인이 똑같은 모습이 아니라, 증상의 강도와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는 뜻이에요.
자폐의 핵심 특징 두 가지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눈맞춤, 표정, 몸짓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거나, 해석하지 못해요.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대화를 이어가는 데 서툴 수 있어요.
또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능력(공유, 차례 지키기, 협동 등)이 부족할 수 있어요.
감정 표현이 독특하거나 매우 직설적일 수 있어요.
예: 친구가 울고 있어도 위로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거나, “왜 우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어요.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손을 흔들거나, 물건을 돌리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의 자기 자극 행동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일상적인 변화(예: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불안을 느끼기도 해요.
특정 주제나 활동에 집착하거나 과도하게 몰두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소리, 빛, 냄새, 촉감 등에 감각 과민/과소 반응을 보이기도 해요.
예: 특정 장난감만 가지고 놀거나, 한 번 익숙해진 경로가 바뀌면 극도로 불안해해요.
자폐의 다양한 표현: 그래서 ‘스펙트럼’
자폐는 아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어떤 아이는 말을 아예 하지 않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말을 너무 많이 하지만 ‘상대방과의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표현 차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유형을 소개할게요.
고기능 자폐: 지능이 높고 언어 표현은 가능하지만, 사회성이 낮고 타인의 감정 이해에 어려움이 있어요.
비언어적 자폐: 언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몸짓이나 소리 등으로 의사소통하려는 특성이 강해요.
아스퍼거 증후군: 말은 잘하지만, 대화를 ‘사회적으로’ 이어가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 현재는 ASD로 통합되어 별도로 진단하지 않지만 여전히 많이 사용되는 용어예요.
즉, 어떤 아이는 혼자 조용히 있고, 어떤 아이는 말이 너무 많고, 어떤 아이는 감각에 예민한데 모두 같은 ASD 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자폐는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가끔 “저 아이는 왜 저래?”, “예의가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폐는 성격이나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뇌 발달의 차이로 인한 것입니다.
자폐 아동은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세상을 느끼는 것뿐이에요.
그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아이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자폐 아동을 위한 지원: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자폐 아동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이해, 예측 가능성, 반복적인 학습입니다.
1. 조기 진단과 조기 개입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평가를 받고, 개입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놀이치료, 언어치료, ABA, CBT, 감각통합치료 등 다양한 접근이 있습니다.
2. 구조화된 환경
정해진 루틴, 명확한 규칙, 시각적 자료(그림일정표 등)는 아이에게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을 줍니다.
3. 감각 조절 지원
특정 소리나 촉감에 예민한 경우, 소음 차단용 헤드폰, 부드러운 옷, 차분한 공간 등을 활용할 수 있어요.
4. 가족과 학교의 협력
집과 학교가 함께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일관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에게 맞는 의사소통 방법(AAC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자폐의 다양한 표현: 자폐도 얼굴이 다릅니다
"고기능 자폐", 똑똑한데 조금 다른 아이 이야기
“아이 말도 잘하고, 수학도 잘해요. 그런데 친구들이랑 어울리질 못해요.”
“감정 표현이 서툴고, 남 얘기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고민을 가진 부모님들 중에는 자녀가 고기능 자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혼란스럽고 이해가 잘 되지 않으셨던 분들이 많습니다.
“고기능이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 분들도 계시고요.
고기능 자폐란 무엇인가요?
고기능 자폐(High-functioning Autism, 이하 HFA)는 전통적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중에서도 언어 능력과 지적 능력이 평균 이상인 경우를 지칭해온 용어입니다.
언어 발달 지연이 거의 없거나 없음
IQ가 평균 이상(85 이상)
자폐의 핵심 특징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과 제한된 관심, 반복행동은 여전히 존재
단순히 “지능이 높은 자폐”가 아니라, 인지 능력은 뛰어나지만 ‘사회적 직관’이 약한 자폐라고 보면 더 정확합니다.
고기능 자폐의 주요 특징
1. 인지 능력은 뛰어나요
논리력, 암기력, 수학·과학 등 특정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 번 관심이 생기면 몰입력과 집중력이 매우 강합니다.
예: 세계 지도를 통째로 외우거나, 시계 구조에 집착해 결국 해부도까지 외우는 아이들
2. 사회적 소통이 어색해요
말은 잘하지만 비언어적 표현(표정, 억양, 제스처)을 잘 사용하지 못합니다.
눈맞춤, 대화 주고받기, 뉘앙스 파악이 어려워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 친구가 울고 있어도 “왜 우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지나치는 모습
3. 반복적인 행동과 일상 유지에 집착
하루 일과나 습관이 조금만 바뀌어도 불안해하고 짜증을 냅니다.
특정 물건, 장난감,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수집합니다.
손 흔들기, 돌기, 입으로 소리 내기 같은 경미한 자폐적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4. 감각 민감성이 있습니다
소리, 빛, 촉감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쉽게 피로하거나 예민해집니다.
특정 옷의 태그, 시끄러운 환경, 형광등 불빛 등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강한 자극을 선호하며 손톱 물어뜯기, 벽에 머리 부딪히기 등을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고기능 자폐
[사례] 8살 민수의 이야기
민수는 독서력이 뛰어나고 숫자에 강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발표할 때는 말은 잘해도 친구의 반응을 읽지 못하고, 친구의 질문에 자기 얘기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쉬는 시간에는 주로 혼자 앉아 있고, 친구가 다가와도 무표정으로 대답하거나 엉뚱한 주제로 말을 이어가서 대화가 단절되곤 했죠.
하지만 ‘우주’에 대해 말할 땐 마치 박사처럼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로켓의 구조까지 그려냈습니다.
민수는 고기능 자폐 진단을 받고, 현재는 사회성 기술 훈련과 함께 감정 인식 놀이를 병행하고 있어요.
고기능 자폐는 "문제"가 아니라 "차이"입니다
고기능 자폐 아동은 종종
“이상한 아이”
“말은 잘하면서 왜 이래?”
“왜 사회성이 없지?”
이런 오해를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방법을 모르는 것일 수 있어요.
특히 IQ가 높기 때문에 어른들 눈엔 “다 알아들을 것 같은데 왜 그럴까?” 싶은데,
머리로 이해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려운 뇌의 특성을 가진 거랍니다.
고기능 자폐 아동을 위한 지원 방법
✔ 1. 사회성 기술 훈련 (Social Skills Training)
눈맞춤, 차례 지키기, 감정 표현법 등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훈련
역할극, 상황극, 그룹 활동을 통해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연습
✔ 2. 감각 조절 환경 만들기
소리에 민감한 아이를 위한 소음 차단 헤드폰
익숙한 일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시각 일정표
✔ 3. 부모와 교사의 협력
어색한 행동에 대해 꾸짖기보단 도와주는 말투 사용
아이가 좋아하는 관심사를 활용해 동기 유발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사전에 설명해 예측 가능하게 해주기
"아스퍼거 증후군" 똑똑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그 아이의 이야기
“말은 참 잘하는데, 또래랑 어울리질 못해요.”
“표정이나 말투가 좀 딱딱하고, 눈치가 없는 느낌이에요.”
“관심 있는 분야에만 너무 몰두해서 대화가 잘 안 돼요.”
이런 아이들을 보며 우리는 종종 “좀 특이하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 아이들 중 일부는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일 수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은 과거에는 자폐 범주 내에 고기능 자폐의 한 유형으로 분류되었던 발달장애입니다.
아스퍼거의 핵심은?
언어 발달 지연이 없고, 지능이 평균 이상이며,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입니다.
즉, 겉보기에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사회적 직관, 감정 이해, 대인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특성을 지닙니다.
현재는 DSM-5 기준에서 ‘아스퍼거’라는 진단명이 사라지고, 자폐스펙트럼장애(ASD)에 통합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과 보호자들 사이에서 하위 유형 혹은 설명 개념으로 아스퍼거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스퍼거 아이들의 주요 특징
1. 사회적 소통의 어려움
또래 아이들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가는 능력이 부족해요.
상대방의 감정, 표정,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서툴고, 대화를 자기 관심사로만 끌고 가기도 합니다.
“눈치가 없다”, “너무 솔직하다”, “말을 튕긴다”는 말을 자주 듣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예: 친구가 "오늘 힘들었어."라고 말하면, "그래? 어제 내가 본 책은 말이야…" 하고 주제를 바꿔버리기도 해요.
2. 언어는 유창하지만 ‘사회적 언어’가 부족
말은 조리 있게 잘하지만, 말의 억양, 리듬, 맥락 이해가 어색할 수 있어요.
유머, 농담, 은유, 관용구 등을 그대로 해석해버려서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말투가 너무 딱딱하거나 교수님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어요.
예: "하늘이 노하다"라는 표현을 듣고 "하늘이 어떻게 화가 나요?"라고 질문하는 경우.
3. 특정 분야에 강한 흥미와 몰입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거나 연구합니다.
기차, 천문학, 공룡, 지도, 컴퓨터 등 특정 주제가 될 수 있어요.
대화가 일방적으로 흐르며, 상대의 관심과 반응을 잘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누군가 책 한 권을 언급하면, 그 작가, 출판연도, 시리즈 순서까지 줄줄 외우는 아이도 있어요.
4. 루틴과 예측 가능한 일상에 대한 집착
계획된 일과가 바뀌면 불안해하거나 혼란스러워해요.
새로운 환경이나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자신만의 규칙이나 방식이 있으며, 이를 고수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5. 감각 민감성 또는 둔감성
빛, 소리, 냄새, 촉감 등에 예민하거나 둔감할 수 있습니다.
특정 촉감(예: 옷 태그), 특정 소리(예: 종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해요.
아스퍼거는 얼마나 흔할까요?
정확한 유병률은 연구마다 다르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 중 상당수가 아스퍼거에 가까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특히 남아에게서 더 많이 진단되며, 여자아이의 경우 사회적 기술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어 늦게 발견되거나 간과되기도 합니다.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을 위한 지원 방법
아스퍼거 아동은 인지적으로는 매우 뛰어나지만, 사회 정서적 영역에서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1. 사회성 기술 훈련 (Social Skills Training)
눈맞춤, 대화 주고받기, 감정 읽기, 갈등 해결 등 사회적 행동을 구체적으로 훈련합니다.
역할극, 상황 시뮬레이션, 그룹 활동 등이 효과적이에요.
2. 감정 표현 훈련
얼굴 표정과 감정을 매칭하는 놀이, 상황에 맞는 말 표현을 배우는 활동이 도움이 돼요.
“누군가 슬퍼할 때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같은 사회적 사고 훈련이 필요합니다.
3. 관심사 활용하기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활용해 학습, 치료, 친구 사귀기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어요.
예: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기차 놀이로 다른 아이와 놀이를 함께 하도록 유도
4. 학교와 가정의 연계
교사와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공유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반응해야 아이가 혼란을 줄일 수 있어요.
예고 없이 생기는 일정 변화, 평가 상황 등에 대해 사전 안내가 꼭 필요합니다.
아스퍼거 아이는 무엇보다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아이들은 결코 무뚝뚝하거나 이기적인 아이가 아닙니다.
단지 사회적 감각이 다를 뿐이에요.
조금 더 직접적이고, 솔직하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려는 아이들.
그 방식이 익숙하지 않을 뿐, 그 속에는 관심받고 싶은 마음,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비언어적 자폐" 말을 하지 않는 아이, 마음을 말하는 아이
“세 살이 넘었는데도 말을 전혀 하지 않아요.”
“자기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어떤 말을 해도 되돌아오지 않아요.”
“아이와 소통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요.”
부모로서 아이의 첫 말을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합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그 “첫 말”이 오지 않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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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어적 자폐란?
비언어적 자폐(Non-verbal Autism)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하위 유형 중 하나로,
구어(말로 하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자폐인의 특성을 의미합니다.
비언어적 자폐는 언어 발달의 지연 또는 결여를 주요 특징으로 하며,
그 외에도 일반적인 자폐의 주요 특징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반복적 행동, 감각 민감성 등이 함께 나타납니다.
비언어적이라고 해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말은 하지 않지만, 많은 아이들은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기억합니다.
얼마나 흔할까요?
모든 자폐 아동 중 약 25~30% 정도가 말을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비언어적’이라는 정의도 모호해서, 실제로는 말 대신 다른 방식의 의사소통(AAC 등)을 사용하는 아이들도 포함됩니다.
말하지 않아도, 많은 걸 말하는 아이들
비언어적 자폐 아동들은 구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려고 해요.
어떤 표현 방식들이 있을까요?
몸짓, 손가락 가리키기, 끌어가기 등 직접적인 행동
표정, 울음, 웃음, 짜증, 도망가기 등 정서적 반응
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기기나 그림카드(PECS), 타블렛 앱 등을 통한 의사소통
자기 자극 행동으로 감정이나 감각 상태를 표현하기도 해요
예: 원하는 장난감을 가져오기 위해 보호자의 손을 잡고 끌고 가거나, 그림카드를 보여주는 방식
비언어적 자폐는 언어가 전혀 없다는 뜻일까?
꼭 그렇지는 않아요. 많은 경우,
말은 하지 않지만 음성(소리), 옹알이, 짧은 단어 등을 사용할 수 있어요.
말의 의미는 이해하지만, 표현이 어려운 ‘수용언어 우세형’도 있어요.
혹은 아주 간단한 단어만 반복해서 말하는 제한된 표현형도 있습니다.
즉, 비언어적 자폐는 절대적인 침묵이 아니라, '말 이외의 표현 방식에 의존하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해요.
비언어적 자폐의 특징
1. 언어 발달의 지연 또는 결핍
말의 첫 시작이 없거나, 특정 시기에 멈춰버린 경우
“엄마”, “아니” 같은 단어만 반복적으로 말하는 경우
발성은 있으나 단어가 아닌 소리만 내는 경우
2.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거나, 눈맞춤이 어려움
“같이 놀자”, “안녕” 등 사회적 의도를 담은 행동에 반응이 없음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 하지만, 타인과 의미 공유가 어려움
3. 반복 행동, 루틴 집착, 감각 민감성
손을 흔들거나 돌리는 행동, 특정 사물을 줄 세우기
소리, 촉감, 빛 등에 민감하거나 둔감함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
비언어적 자폐 아동,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대체 의사소통 훈련 (AAC)
PECS(그림 교환 의사소통 시스템)
타블렛 기반 앱(예: Proloquo2Go)
보완대체의사소통기기를 통한 메시지 전달 훈련
말 대신 카드를 고르거나 그림을 손으로 가리켜서 표현해요.
언어치료 + 행동중재(ABA)
말이 늦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음성 유도 훈련
강화 기반 행동치료를 통해 요구 표현을 유도
말은 못해도 ‘상호작용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게 핵심!
부모-자녀 상호작용 훈련
부모가 아이의 신호를 읽고, 반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
아이의 관심사에 반응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
가장 중요한 것, “말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말하지 않을 때 "혹시 나 때문에 그런 걸까?",
혹은 "내 아이는 평생 말을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비언어적 자폐 아동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사랑을 느끼며, 배워갑니다.
그 과정은 다를 수 있지만, 다름은 결코 부족함이 아닙니다.
우리는 말보다 더 깊은 방식으로 아이를 이해할 수 있고, 아이 역시 언젠가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