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번개 같은 통증, 지주막하출혈이란?
1. 지주막하출혈이란 무엇인가?
🧠 뇌를 감싸는 세 겹의 보호막
사람의 뇌는 단단한 두개골 안에 들어 있으며, 그 안쪽은 세 겹의 뇌막으로 감싸져 있습니다. 바깥에서부터 경막(dura mater), 거미막(지주막, arachnoid mater), 연막(pia mater) 순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이들 사이에는 뇌척수액이 흐르며 뇌를 보호합니다. 그 중 ‘지주막하강(subarachnoid space)’은 지주막과 연막 사이의 공간으로, 혈관들이 지나가고 뇌척수액이 순환하는 중요한 구조입니다.
🧠 지주막하출혈이란?
지주막하출혈은 말 그대로 지주막하강에 출혈이 생긴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태로, 보통 갑작스럽고 강력한 두통을 동반하며 뇌혈관이 파열되는 응급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전체 뇌출혈 중 약 5~10% 정도를 차지하지만, 사망률과 후유증 발생률이 매우 높은 위험한 질환입니다.
의학적으로는 보통 동맥류 파열로 인해 발생하는 자발성 지주막하출혈을 가장 대표적으로 다룹니다. 외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로 별도로 구분됩니다.
2. 지주막하출혈의 원인과 증상
🧠 가장 흔한 원인: 뇌동맥류 파열
지주막하출혈의 가장 대표적이고 치명적인 원인은 뇌동맥류 파열입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얇아지고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하며, 시간이 지나면 압력에 의해 파열될 수 있습니다. 전체 지주막하출혈의 약 80~85%는 동맥류 파열이 원인입니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원인이 존재합니다:
- 뇌동정맥기형(AVM): 혈관 사이의 비정상적인 연결
- 모야모야병: 뇌혈류 장애로 인해 약해진 혈관의 파열
- 고혈압: 혈관 벽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줘 동맥류 발생 또는 파열 유도
- 외상: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경우
- 항응고제 사용: 출혈 위험이 높아진 상태에서 경미한 자극에도 혈관 파열 가능성 증가
🧠 전조 없이 갑자기! 증상의 특징
지주막하출혈은 ‘벼락처럼’,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으로 시작됩니다.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인생 최악의 두통", "터질 것 같은 느낌"
- 구토 및 오심
- 목의 뻣뻣함(항강증): 뇌수막 자극 증상
- 의식 저하 및 혼수상태
- 경련 또는 발작
- 시야 흐림 또는 복시
- 광선공포증(빛에 민감함)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야 하며, 진단과 치료가 몇 분 몇 초를 다툴 만큼 중요합니다.
🧠 고위험군은 누구인가?
지주막하출혈은 일부 사람들에게 특히 잘 발생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 40~60대 중년층
- 고혈압 환자
- 흡연자
- 과음자
- 가족력이 있는 경우
- 다낭성 신장질환 등 동맥류 발생과 관련된 유전질환
평소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갖고 있다면 정기적인 뇌혈관 검진이 필요합니다.
3. 지주막하출혈의 진단, 치료, 그리고 예후
🌈 진단 – 빠르고 정확하게
응급실에서 환자가 지주막하출혈이 의심될 경우,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는 비조영제 뇌 CT입니다. 뇌를 단면으로 촬영해 출혈의 유무와 위치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초기 CT에서 출혈이 보이지 않지만 증상은 여전하다면 다음과 같은 검사가 추가됩니다:
- 요추천자(LP): 지주막하강에서 뇌척수액을 채취해 혈액의 존재 여부 확인
- MRI 및 MR 혈관조영술(MRA): 뇌혈관 상태 및 동맥류 여부 확인
- CT 혈관조영술(CTA) 또는 디지털 뇌혈관조영술(DSA): 정확한 동맥류 위치 파악 및 치료 계획 수립에 필수
정확한 진단은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중요한 전제조건이므로, 신속하면서도 면밀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 치료 – 생명을 구하는 두 가지 전략
지주막하출혈은 치료하지 않으면 재출혈 위험이 높아지며, 재출혈 시 사망률은 무려 50% 이상에 달합니다. 따라서 파열된 혈관을 빠르게 막아야 합니다.
1. 클립 결찰술(Clipping)
- 외과적 수술을 통해 두개골을 열고, 동맥류에 클립을 걸어 혈류를 차단
- 오랜 수술 경력이 필요한 고난도 기술
- 한 번 수술하면 재출혈 위험이 거의 없음
2. 코일 색전술(Coiling)
- 혈관 내 시술로, 카테터를 통해 코일을 동맥류 안에 삽입하여 내부를 채움
- 두개골을 열지 않아 환자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름
- 일부 경우엔 코일이 밀리거나 재시술이 필요할 수 있음
두 방법 중 어떤 치료를 선택할지는 환자의 상태, 동맥류의 위치와 크기, 환자의 나이와 전신 질환 등을 종합해 결정됩니다. 경우에 따라선 약물 치료와 함께 중환자실 집중 치료가 병행됩니다.
🌈 이후 치료: 합병증 관리와 재활
지주막하출혈 이후 환자는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1. 뇌혈관 연축(vasospasm)
- 출혈로 인해 혈관이 경련처럼 수축하며, 뇌경색을 유발
- 출혈 3~14일 사이에 흔히 발생
2. 수두증(hydrocephalus)
- 지주막하강 내 혈액이 뇌척수액의 순환을 방해해 뇌실 확장
- 배액술이나 영구적 션트 시술로 조절
3. 전해질 이상 및 내분비 장애
4. 인지 기능 저하, 기억력 장애, 우울증 등 신경정신학적 변화
이러한 합병증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해 중환자실 집중 관리 및 재활치료가 이어집니다.
🌈 예후 – 삶이 달라질 수 있는 순간
지주막하출혈은 그 자체로 치명적인 뇌출혈이지만, 빠르게 치료받고 회복한다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예후는 다음과 같은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 초기 의식 상태: 의식이 없었던 경우 예후가 나쁨
- 출혈량과 위치
- 적절한 시기에 수술 시행 여부
- 재출혈 여부
-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통계적으로 보면:
- 전체 환자의 약 30~50%가 사망하거나 심한 장애를 남김
- 약 20~30%는 완전 회복 가능
- 나머지는 경증 또는 중등도의 장애를 겪으며 회복
중요한 점은 초기 대응과 재활 치료의 질이 예후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지주막하출혈, 빠른 대처가 생명을 지킵니다
지주막하출혈은 평소 건강하게 살아가던 사람에게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무서운 응급 질환입니다. 그러나 빠른 인식, 신속한 응급처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생존 가능성이 있으며, 회복도 가능합니다.
평소 고혈압, 흡연, 음주, 가족력 등의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기적인 뇌혈관 검진을 통해 미리 동맥류를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갑작스러운 ‘삶에서 가장 심한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면, 절대 무시하지 말고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지주막하출혈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생명과 회복의 열쇠입니다. 경각심을 가지고 주변에도 널리 알리는 것이 곧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